
(도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후반 추가시간 3분마저 끝이 나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는 순간 포항 스틸러스의 전사들은 그대로 초록색 그라운드 드러누웠다.
포항이 7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1 승리를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벌렁 누운 채 우승 감격을 만끽했고 벤치에서 마음 졸이며 경기를 지켜봤던 선수들은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을 하며 우승 기쁨을 나눴다.
경기장 본부석 정면에서 오른쪽 대각선 방향 스탠드에 자리를 잡은 500여명의 포항 원정 응원단도 환호성을 지르며 90분 동안 모든 힘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에게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응원석 뒤편에 걸린 플래카드 구호처럼 `아시아의 자존심, 포항'은 그렇게 빛났다.
선수들은 우승 메달을 목에 걸자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고 일본 J-리그에서 방출된 뒤 포항 유니폼을 입고 도쿄로 돌아온 오카야마는 우승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얼굴을 부벼 대는 익살스런 제스처를 하기도 했다.
`백전노장' 김기동은 엔트리에서 빠져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했어도 후배들과 우승 기쁨을 함께했고 일부 선수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이 아시아 최강임에 자부심을 느꼈다.
이어 시상식 무대 뒤에서는 포항의 우승을 알리는 폭죽이 타오르고 공중에서는 은색 색종이가 눈처럼 흩날리자 최효진을 비롯한 선수들은 시상대 위에서 발을 구르며 우승을 자축했다.
포항의 우승을 지휘한 파리아스 감독도 두 팔을 번쩍 들어 기쁨을 표시했다.
시상식을 마친 선수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응원단 쪽으로 달려가 팬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보여주며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저물어가는 도쿄 국립경기장의 밤은 우승 감격에 도취된 포항 선수와 팬들을 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경기장을 찾은 3만여명의 관중도 포항의 우승에 조용한 박수를 보냈고 90분 동안 그라운드에서 격돌했던 알 이티하드 선수들 역시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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