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K-리그의 자존심' 포항 스틸러스가 사우디아라비아 강호 알이티하드를 꺾고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7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후반 12분 노병준의 프리킥 선제골에 이어 21분 김형일의 헤딩 추가골이 터져 29분 모하메드 누르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알이티하드를 2-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 팀이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2006년 전북 현대에 이어 3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다.
포항으로서는 AFC 챔피언스리그가 출범하기 이전인 1997년과 1998년 아시안 클럽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18억원)까지 챙긴 포항은 다음 달 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막하는 2009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다.
올 시즌 리그 컵대회에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마저 제패한 포항은 K-리그에서도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시즌 3관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반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004년과 2005년 잇달아 우승컵을 안았던 알이티하드는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4-3-3 포메이션을 즐겨 쓰는 포항은 기본 틀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최전방에 스테보를 세우고 좌.우에 노병준, 데닐손을 받쳐 알이타하드의 골문을 두드렸다.
미드필더는 수비형 신형민을 중심으로 김태수와 김재성을 역삼각형 모양으로 배치했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정겸-황재원-김형일-최효진으로 꾸렸고, 골문은 신화용이 지켰다.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마지막 한판답게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전반 14분 포항 김태수가 아크 왼쪽으로 달려들며 날린 왼발 중거리슛이 알이타하드의 사우디 국가대표 골키퍼 마브루크 자이드에 걸리고, 전반 22분 살레 알 사크리의 프리킥에 이은 레다 타카르의 헤딩슛은 신화용이 막아내는 등 양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포항은 전반 35분 히참 아부체루안이 미드필드 정면에서 찬 대포알같은 왼발 프리킥을 신화용이 몸을 던져 쳐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뒤 후반 시작하자마자 튀니지 국가대표 공격수 아민 셰르미티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가는 등 포항은 다시 몇 차례 위기를 맞으면서 흔들렸다.
하지만 후반 12분 노병준의 프리킥 한 방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싹 바뀌었다.
아크 왼쪽에서 데닐손이 얻어낸 프리킥을 노병준이 오른발로 감아찼고, 그의 발 끝을 떠난 공은 알이티하드 수비벽 사이를 뚫고 지나간 뒤 원바운드되면서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리드를 잡고도 공세를 멈추지 않던 포항은 9분 뒤인 후반 21분 김형일의 헤딩골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김재성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차 올린 프리킥을 김형일이 골문 정면에서 헤딩으로 돌려 놓아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30일 부친상을 당한 김형일은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면서 눈물을 감췄다.
이후 모하메드 누르에게 한 골을 내주면서 김형일의 헤딩골은 포항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결승골이 됐다. 알이티하드는 후반 29분 셰르미티의 헤딩슛을 골키퍼 신화용이 뒤로 물러나며 쳐냈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골문 앞에 떨어지자 누르가 왼발로 차 넣어 한 골을 따라붙었다.
알이티하드는 이후 더욱 거세게 반격했고, 후반 31분 아크 왼쪽에서 날린 루시아노 레귀자몬의 오른발슛이 골키퍼 신화용의 선방에 막히자 탄식이 터졌다.
포항도 후반 37분 송창호의 프리킥에 이은 노병준의 헤딩슛이 골그물을 출렁였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가 아쉬움을 자아냈다.
포항은 알이티하드의 마지막 총 공세에도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마침내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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