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셀틱으로의 이적을 예약해 둔 기성용(20, 서울)은 최근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셀틱이 재정 악화로 새로운 선수 영입을 재검토하겠다며 자신의 셀틱 진출이 백지화가 될 수 있다는 뉴스가 나온 것.
처음 듣는 소식에 깜짝 놀란 기성용의 에이전트 IB 스포츠는 곧장 셀틱 측에 연락을 취하며 진위를 확인했다. 하지만 셀틱 측도 한국에서 걸려 온 전화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기성용의 영입에 대한 어떤 부정적인 얘기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영입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공표하며 행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해는 외신을 잘못 전달한 데서 비롯됐다. 기성용 영입 백지화 가능성을 거론한 기사에서는 셀틱의 존 리드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단기적인 성공을 위해 구단이 재정적인 위기에 빠질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 내년 1월 새로운 선수 영입을 재검토하겠다”라는 말을 근거로 들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리드 회장은 30일 셀틱 파크에서 열린 정기 주주 총회에서 700여명 가량의 셀틱 주주 겸 서포터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근 스코틀랜드를 비롯한 유럽 축구계에 몰아 닥친 재정 한파에 대한 우려와 셀틱 구단의 계획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은 리드 회장은 셀틱이 재정면에서 충분히 건강하며 1월 이적 시장에서 팀의 여유 자금이 허용하는 내에서 감독인 토니 모브레이의 구상을 돕기 위한 추가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로웰 사장은 아예 주주들 앞에서 "수개월 내에 한국인 미드필더 기성용을 영입할 것이며 1월 즈음에 그를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Celtic are extremely hopeful of securing the transfer of South Korea midfielder Ki Sung-Yong in the coming months and are well aware of the “impetus” January signings can bring to the side)"라고 자신하며 기성용의 셀틱 이적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셀틱이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것도 사실과 달랐다. 리드 회장은 현재 심각한 부채를 안고 있는 라이벌 글래스고 레인저스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위축된 스코틀랜드 리그 클럽들과 달리 셀틱은 건강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1월 이적시장에서도 돈을 쓸 수 있는 유일한 클럽임을 강조했다.
다만 “감당할 수 없는 큰 부채를 떠안으면서까지 선수 영입에 나서지는 않겠다”라는 말로 팀의 여유 자금이 아닌 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전력을 강화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15년 전 무리한 선수 영입으로 파산 직전까지 간 경험이 있는 셀틱으로선 레알 마드리드나 맨체스터 시티처럼 팀이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자금을 은행이나 중동의 투자자에게 빌려 쓰며 선수를 사오는 위험한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로웰 사장과 직접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IB 스포츠의 추연구 이사는 “셀틱의 재정 문제로 이적이 무산될 리가 없다. 지난 시즌 유럽에서 흑자를 기록한 5개 클럽 중 하나인 셀틱에게 재정난은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로웰 사장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선수가 팀에 합류해줄 수 없느냐고 물을 정도다”라며 기성용의 합류를 기다리는 셀틱의 입장을 전했다. 또한 셀틱 측이 기성용의 이적과 합류가 다가옴에 따라 이미 워크퍼밋(취업비자) 발급을 위한 절차까지 들어간 상태라고 소개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는 기성용은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둔 8월 말 셀틱 측으로부터 이적료 200만 유로에 영입 제의를 받았다. 소속팀 서울이 시즌 중의 이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걸어 무산 위기에도 처했지만 시즌 종료 후 이적이라는 새로운 협상 카드를 서울과 셀틱이 수용하며 유럽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서울의 K-리그 우승을 위해 노력 중인 기성용은 내년 1월 경 이적 작업을 완료하고 셀틱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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