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S 최민규] ▲힘겨웠던 2009년
-클럽챔피언십 출전은 어땠어.
"설레였어요. 일본 리그 경기 때는 부담과 걱정이 앞섰죠. 대표팀에서 만난 (이)종범이 형, (김)종국 형도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서)재응이가 안 왔더라고요. 시즌 때하고는 다르게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했어요.”
-화면에 비친 얼굴 표정이 진지했어.
"타석에서는 늘 긴장합니다. 선수가 긴장이 풀리면 안 되죠. 아 일본에선 타자가 포수와 잡담을 하면 안 됩니다. 금기 사항이예요."
-요미우리가 더 엄격한 편 아닌가.
"그렇죠. 얘기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제가 침을 뱉는 습관이 있었어요. 어느날 구단 직원이 와서 '어린이들이 배울 수 있으니 삼가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요미우리는 여러모로 엄격하죠. 처음엔 갑갑했는데 이제는 다른 팀 선수들이 좀 '헐렁한' 복장을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요. '요미우리 프라이드'라는 말이 있어요. 더티하고 풀어진 플레이를 할 수 없어요. 또 파파라치들도 많아서 더 조심해야 해요."
-하라 감독의 기용에 불만이 있지 않나. 어디 하소연할 수도 없을텐데.
"게임에 뛰지 못하면 힘든 게 사실입니다. 아쉬움이 없을 수 없어요. 하지만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리면 팀이 깨집니다.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리고 전 연봉 6억엔에 올해 타율이 2할2푼9리입니다. 프로는 결과가 전부입니다.
-올해 참 힘든 시즌을 보냈어.
"시즌 끝난 뒤 2군 선수들은 피닉스리그로 떠났고, 1군 선수들은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로 갔어요. 재활 투수들만 훈련장에 남았는데 저도 거기에 있었어요. 워밍업 끝나면 같이 훈련할 선수도 없어요. 스윙 훈련도 실내에서 했어요. '승엽아, 너 참 한심하다. 이거 밖에 안 되는구나'라고 자신을 꾸짖었어요."
-지난해엔 왼손 엄지손가락이 안 좋았잖아. 올해 아픈 데는 없었나?
"손가락 통증은 없었어요. 몸보다는 마음이었죠. 개막 3연전에서 10타수 2안타를 쳤어요. 하루 쉬고 요코하마 원정 경기였어요. 삼진 두 번을 먹은 뒤 5회에 교체됐어요. 쇼크였죠. '못 하면 빠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그런 적이 없었잖습니까. 프로 세계에선 당연한 일인데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어요."
-그렇지.
“그리고 게임 못 나갔죠. 5월에 페이스가 올라갔어요. 그런데 허리가 갑자기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아팠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매일 약먹고 마사지를 받았어요. 그런데 페이스가 올라있으니 쉴 수가 없었어요. 트레이너는 좀 쉬라고 했죠. 허리가 좀 괜찮아지니 페이스가 확 떨어졌어요. 아플 때 무리했던 게 이유인지 모르죠.”
-허리는 지금 괜찮나.
"문제 없습니다. 통증이 사라진 뒤로 매일 복근 운동을 했어요. 백 감독님이 늘 강조한 게 복근 운동과 푸시업이었잖아요. 요즘도 전화 하셔서 '복근 운동 잘 하고 있나'고 물어보십니다."
-그 분은 왕년에 마작하시다가도 복근 운동했다는 일화가 있지.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부상이 왔다는 지적은 동의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웨이트에도 유연성을 강화하는 메뉴가 있으니까요. 제가 2004년 부진한 뒤 웨이트에 매달렸어요. 2005년에 홈런 30개 쳤죠. 분명한 건 웨이트를 하지 않으면 몸이 어느순간 가 버립니다. 경기 중에 전력으로 힘을 써야 할 때가 있어요. 웨이트는 그 힘을 만들어줍니다."
-절친한 사이인 김제동도 올해 힘들었잖아?
"어제도 보고, 오늘 점심도 같이 했어요. 그 형은 인생에서 가장 최측근이죠. 없어선 안 될 사람. 지금까지 그 형을 9년째 알고 있는데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형이지만 친구 같아요. 자기도 괴로운 입장일텐데 절대 약한 모습 보이지 않아요. '형, 괜찮아요' 물으면 '괜찮다' 하고 말죠. 요즘엔 제가 가끔 대들기도 하는데 미안해요. 저도 그렇지만 시련의 시간인데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잖습니까.”
>>3편에서 계속
최민규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장소 협찬=청담동 쁘리쁘리
▷[이병훈 네버엔딩 인터뷰①] “승엽아, 한심하다 스스로 꾸짖었죠”
▷[이병훈 네버엔딩 인터뷰③] 이승엽 “한경기 뛰더라도 마지막은 삼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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