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지만 실질적으로는 2년 연속 굴욕속에 시즌을 마쳤다.
이승엽은 7일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 일본프로야구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 1루수 겸 8번 타자로 나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이 2-0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하면서 이승엽은 지바 롯데 시절이던 2005년에 이어 4년 만에 챔피언 반지를 끼었지만 우승의 주역이었던 당시와 비교해 초라했다.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흐름을 바꾼 솔로포를 터뜨리고 5차전에서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몸 맞는 볼을 얻어내 7년 만에 요미우리가 일본시리즈 정상을 탈환하는 데 힘을 보탰으나 정규 시즌의 활약상은 크게 못 미쳤다.
특히 2년 연속 큰 부상이 없었음에도 타격 부진으로 고전, 요미우리와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올해 77경기에 출전한 이승엽은 홈런 16방을 터뜨렸으나 타율 0.229에 그쳤고 타점도 36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극심한 타격 부진 탓에 100여일간 2군에 머물렀고 45경기에서 타율 0.248, 홈런 8방, 타점 27개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기에 시즌을 앞두고 "이젠 팀에 공헌하겠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고사하며 절치부심 칼을 갈았지만 도리어 뒷걸음친 결과를 안았다.
지바 롯데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2006년 타율 0.323을 때리고 홈런 41방에 108타점을 올려 요미우리와 4년간 30억엔이라는 대박 계약을 이끌어 낸 이승엽은 그러나 해마다 부상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2006년 말 왼쪽 무릎에 메스를 댄 이승엽은 2007년 시즌이 끝난 뒤엔 괴롭혀 온 왼손 엄지를 수술했다. 그러나 엄지가 완전히 낫지 않아 2008년까지 이승엽은 타격감을 완전히 찾지 못했다.
올해 이승엽의 발목을 잡은 건 허리 통증이었다. 이승엽은 8월1일 한신과 경기를 끝으로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고 65일 만이던 10월 초순 1군에 합류했지만 정규 시즌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소속팀이 센트럴리그 정규 시즌을 3년 연속 우승하고 일본시리즈까지 정복하면서 이승엽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특히 자신의 존재가 없어도 요미우리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알렉스 라미레스의 쌍포만으로 가공할 공격력을 뿜어내면서 설 곳은 더욱 없어졌다.
외야수 가메이 요시유키의 1루 겸직은 이승엽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을 통해 용병술에 자신감을 얻은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이승엽의 공백을 메우고 타선 짜임새를 높이고자 우익수 가메이를 시즌 종반부터 1루수로 기용했다.
왼손 타자 가메이는 올해 타율 0.290에 대포 25발을 날렸으며 타점도 71개나 수확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가메이는 이승엽을 대신해 단숨에 요미우리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언제나 위기에서 빛났던 이승엽이 계약 만료해인 내년에는 특유의 장타력을 회복해 명예회복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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