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S 하남직] 눈물로 시작했던 2009년. 하지만 올 시즌 마지막 박찬호(36·필라델피아)의 모습은 당당했다.
의미 있는 한해였다. 올 시즌 1년 계약으로 필라델피아에 입단한 그는 국내로 돌아와 '입단식마저 취소될 정도'로 허약한 팀내 입지를 털어놨다. 1월 13일 공식 인터뷰를 통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고사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선발로 나선 7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7.29를 기록하며 결국 불펜으로 강등됐다. 그러나 박찬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38경기서 중간계투로 나서 2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52로 활약했다.
뜻하지 않던 장애물도 극복해냈다. 박찬호는 시즌 막판 오른 허벅지 통증을 느꼈고, 디비전시리즈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단기간에 재활에 성공해 챔피언십시리즈에 나섰다. 전 소속팀 LA 다저스와의 대결서 4경기 동안 3⅓이닝을 던져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8.10. 2차전서 2루수 체이스 어틀리의 악송구로 인해 실점이 늘어나는 악재가 겹친 탓이었다.
챔피언십시리즈의 아쉬움은 생애 처음으로 밟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깨끗하게 씻어냈다.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4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2승 4패로 물러서며 챔피언 반지를 수확하지는 못했지만 박찬호의 주가를 올리기에는 충분한 수치였다.
박찬호는 5일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홈페이지를 통해 "정말 뜻 깊은 한 시즌을 여러분과 함께 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용기와 마음의 힘이 훌륭한 시즌을 치를 수 있게 했다. 큰 은혜와 축복을 받았으며 많은 가르침을 얻었다"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팬들은 답글을 통해 "박찬호 선수 덕에 가을이 행복했다"고 화답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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