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마르티네스인가, 앤디 페티트인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6차전은 마르티네스(38)와 페티트(37), 두 노장의 선발 맞대결로 벌어진다.
이들의 구위나 실력보다는 등판 간격이 더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 판. 양키스의 조 지라디 감독이 과감하게 선발 투수들을 4일 만에 등판시키는 모험을 걸며 승부는 선발투수의 '4일 등판 간격' 대 '5일 등판 간격'의 양상을 띠고 있다.
페티트와 마르티네스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여섯 번을 맞붙어 3승3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투구 내용에서는 페티트가 당대 최고 투수로 군림한 마르티네스에 맞설 수 없다. 투구 이닝은 마르티네스가 39.2이닝으로 33.2이닝을 던진 페티트에 앞서고, 평균자책점(3.86 대 5.88), 피안타율(2할8리 대 2할9푼8리), 삼진-볼넷(53-6 대 28-11) 등 모든 기록에서 마르티네스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마르티네스가 시속 95마일(153km)이 넘는 강속구에 마술같은 체인지업을 구사하던 전성기에 올린 기록이다. 구위 자체에서 서로 큰 차이가 없는 현재로는 누가 더 정교한 제구력과 페이스 조절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페티트로선 3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4일 만의 등판이라는 점이 역시 최대 걸림돌. 최근 다리와 어깨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마르티네스에게는 뉴욕의 차가운 저녁 날씨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다승을 기록 중인 페티트에게는 이날 경기가 열 번째 월드시리즈 등판이고 마르티네스에게는 세 번째다.
한편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은 월드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두 투수의 선발 맞대결 못지않게 흥미로운 기록을 소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우선 이번 월드시리즈 5개의 홈런을 터뜨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운 체이스 어틀리(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레지 잭슨의 기록을 깰 지가 관심을 모은다.
어틀리는 지금까지 월드시리즈 열 경기에서 9안타를 쳤으며 그 중 7개가 홈런이고 2개가 2루타다. 가장 흔한 단타는 1개밖에 치지 못했다.
어틀리의 팀 동료 라얀 하워드는 5차전까지 47번의 스윙을 해 볼을 페어그라운드 안에 떨어 뜨린 게 7번 뿐이다. 21번은 헛스윙, 19번은 파울볼이 됐다.
또 지금까지 5차전을 치르는 동안 두 팀의 경기 시간은 2분 차이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눈길을 모은다.
1차전이 가장 긴 3시간 27분, 2차전부터 4차전까지는 똑같은 3시간 25분만에 끝났고 5차전은 3시간 26분이 걸렸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으로는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등판 시기. 만약 경기 후반 양키스가 앞선다면 조 지라디 감독은 과연 마리아노 리베라에게 아웃카운트 몇 개를 맡길지가 관심을 모은다.
지라디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벌써 세 번이나 리베라에게 2이닝 이상을 맡겼다.
월드시리즈 2차전과 LA 에인절스와의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도 2이닝을 던진 리베라는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는 2.1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선발 투수들을 4일만에 올리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는 지라디 감독은 리드를 잡을 경우 리베라를 7회에도 올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SPN'에 따르면 지금까지 월드시리즈에서 아웃카운트 7개 이상을 잡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세이브를 올린 투수는 1981년 스티브 하위(LA 다저스)와 1976년 윌 매케네니(신시내티 레즈) 뿐이다.
리베라가 아웃카운트 7개 이상을 잡고 세이브를 올린 건 1996년 8월23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2.1이닝을 던지고 기록한 것 외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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