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50대 닭발집 여사장이 한국 역도 대표팀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 역도계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안산에서 '정든 닭발'을 운영하는 김영숙(55)씨.
지난해 우연히 역도 국가대표 출신 김태현(39)을 알게 된 김 씨는 이후 역도 국가대표팀과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었다.
김 씨는 역도 대표 선수들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에 매료돼 장미란(26.고양시청), 사재혁(24.강원도청) 등 한국 역사(力士)들의 후원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역도 대표팀 서포터스를 자처하고 나서 김 씨는 물적, 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역도 대표팀이 뉴질랜드로 전지훈련을 떠날 때 경비로 흔쾌히 2천만 원을 내 놓았다. 장미란과 사재혁이 닭발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매주 태릉선수촌에 닭발 30인분을 택배로 보냈다.
환절기 때는 닭국에 한약재를 넣어 개발한 보약을 제공했고 역도 대표 선수 몇몇에는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역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김 씨는 지난 6월 한중일 국제역도경기대회가 열린 경기도 포천까지 직접 찾아가 응원했다.
지난 20일부터 경기도 고양에서 개막한 세계역도선수권대회 관람을 위해 킨텍스도 자주 들른다. 세계대회에 출전한 한국 역도 대표와 입장객을 위해 수건 3천 장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제는 역도 선수들도 스스럼없이 '누님'으로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다.
김 씨가 이처럼 역도 대표 선수들을 후원하게 된 이유는 젊은 시절 자신도 어려운 시기를 딛고 일어섰듯이 선수들이 역경을 이겨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1986년부터 홀로 포장마차 일을 시작한 김 씨는 현재는 경기도 안산의 정든 닭발 본점을 포함해 6개 직영 매장을 거느린 어엿한 중견 사업가로 변신했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시절 어려운 이를 돕겠다고 다짐했던 김 씨는 역도 대표팀 뿐만 아니라 안산시청에도 어려운 이웃에게 보탬이 되도록 매달 300만~400만원 기부하고 있다.
30~40대에 밤늦게까지 고된 일을 해 왼쪽 다리가 성치 않다는 김 씨는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준 손님과 주변 사람들이 많았다. 다음에 나 같은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 이렇게 후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주제넘게 나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몰래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라며 인터뷰에 부담을 느꼈다.
김 씨는 "사실 역도는 잘 모른다. 선수들이 잘하면 기쁘지만 그렇지 못하면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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