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미국 텍사스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9시즌 신인왕과 상금왕을 확정 짓고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 다승왕도 노리고 있는 '골프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이번엔 '명연설가'로 기립 박수를 받았다.
신지애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09 LPGA 투어 시상식에 나와 신인상을 받은 뒤 영어로 약 5분 남짓 인사말 전했다.
연설을 시작하며 LPGA 마티 에반스 커미셔너 대행, 마이클 완 차기 커미셔너 내정자, 스폰서들에게 인사말을 전한 신지애는 "로레나(오초아)도 이번 주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해 딱딱하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었다.
오초아와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 다승왕 등 3개 부문에서 마지막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기 바란다"는 말에 일부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이어 신지애는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내 인생을 바꿔놨다. 그전에는 얌전하고 조용한 편이었지만 골프를 하면서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하며 "골프는 인생을 함께하는 친구면서 넘어야 할 산"이라고 말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밝히는 부분에서는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동생 지원, 지훈과 새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뜻을 먼저 밝힌 신지애는 이어 2003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신지애는 우리 말로 "엄마"라고 부른 뒤 다시 영어를 통해 "사랑하고 보고 싶어요. 항상 내 가슴 속에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아버지(신제섭 씨)에 대해서도 "항상 저를 위해 희생하시고 또 저에게 많은 영감과 사랑을 주시는 분"이라며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가던 신지애는 "그러나 스트레스도 조금 주시는 분"이라고 말해 다시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신지애의 연설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으며 행사가 끝난 뒤에는 하나둘씩 신지애에게 다가와 "훌륭한 연설이었다"거나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인사를 했다.
신지애는 "영어 연설이라 연습을 많이 했다.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굉장히 떨렸다"며 웃어 보였다.
신지애의 미국 매니저를 맡고 있는 양영의 씨는 "어제 1라운드 끝나고도 연습을 많이 했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고 소개하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제프 노튼 변호사가 직접 휴스턴까지 와서 연설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숨은 공로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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