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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의 은퇴로 본 세계적인 마라토너의 은퇴 전후

[스포츠조선] 2009년 11월 05일(목) 오후 01:43
 지난달 대전 전국체전에서 통산 41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와 우승을 끝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의 나이는 만 39세. 1990년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42.195km를 달린 그는 20년 동안의 마라토너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과 2001년 보스턴마라톤 우승 등으로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올랐던 이봉주는 세계적으로도 보기드물게 긴 마라토너의 삶을 살았다.

 전문가들은 이봉주의 은퇴 시점은 마라토너로서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로 보고 있다. 마라톤 행정가인 조덕호 삼성전자 육상단 차장은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세계적인 엘리트 선수들의 은퇴 시점은 35세를 잘 넘지 않고 있다"면서 "30대 후반까지 버티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다.

만 39세 이봉주는'환갑 마라토너'
보통 30대 초반 레이스 접고 지도자 변신
특 A급 스타, 개런티 합쳐 연 12억원 수입

◇마라토너들은 35세 이전에 은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20년 마라토너 인생을 접은 이봉주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게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한 사례다. 지난달 대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우승한 이봉주의 모습. <스포츠조선 DB>
  ▶환갑을 훌쩍 넘긴 이봉주

 A클래스 중 이봉주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전 세계기록(2시간4분55초) 보유자 폴 터갓(40ㆍ케냐) 정도가 유일하다. 이봉주와 비슷한 연령대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챔피언 스테파노 발디니(38ㆍ이탈리아), 세계선수권(2003년 파리, 2005년 헬싱키) 챔피언 자우드 가립(37ㆍ모로코) 등이 있다.

 현 세계기록 보유자(2시간3분59초)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는 36세로 이봉주보다 세 살이 적다. 전문가들은 이봉주급의 세계적인 선수가 아니면 은퇴 시점을 빨리 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봉주(2시간7분20초ㆍ한국기록)는 터갓이나 게브르셀라시에 등에 비해 최고 기록은 뒤진다. 하지만 20년이란 긴 세월 동안 풀코스를 41차례나 완주했다. 중장거리(5ㆍ10km)와 크로스컨트리 등을 섭렵하고 마라토너가 된 터갓과 게브르셀라시에는 각각 2001년과 2002년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이제 겨우 이봉주 마라톤 인생의 절반쯤 온 셈이다. 터갓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게브르셀라시에는 건재하다.

 아프리카 선수 중에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무엘 완지루(케냐)나 케베데(에티오피아) 등은 이봉주 처럼 각각 21세와 20세에 빨리 마라톤에 데뷔한 케이스다.

  ▶캠프 차려 후배 양성

 마라토너들은 은퇴 이후에도 마라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케냐나 에티오피아 등의 마라톤 스타들은 선수 유니폼을 벗고 나면 선수 시절 모은 큰 돈으로 마라톤 캠프를 차려 후진 양성에 힘쓰는 경우가 많다. 이미 폴 터갓의 경우 은퇴 이전에 큰 집을 지어 훈련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에이전트가 돼 돈을 버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선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 처럼 지도자가 돼 후배들을 가르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삼성전자 육상단은 이봉주에게 지도자 연수와 코치 자리를 제안했다. 이봉주 측은 "당분간 쉬고 싶다"며 삼성전자 측의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마라토너' 칭호를 얻은 이봉주는 향후 1~2년간 수많은 마라톤대회의 초대손님으로 전국을 누빌 수 있다. 물론 짭짤한 부수입도 따라간다.

 ▶통장에는 수십억

 육상 전문가들은 이봉주가 마라토너로 뛰면서 순수하게 연봉과 대회 출전 개런티만으로 약 25억원 이상의 돈을 벌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인 김미순씨의 알뜰할 살림살이와 부동산 투자 등을 고려하면 이봉주가 "먹고 살 만큼 벌었다"고 말하는 속뜻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조덕호 차장에 따르면 게브르셀라시에 등 세계 특 A급 스타들의 국제대회 출전 개런티는 약 30~40만달러. 1년에 평균 2.5개 대회에 출전한다고 보면 연봉은 가뿐하게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넘는다. 아프리카의 물가를 고려할 때 세계적인 마라톤 철각들은 영웅으로서 돈과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고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에선 마라토너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 입신양명할 수 있는 지름길로 통한다.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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