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랜드 서장훈(35, 207cm)은 경기 전 표정이 썩 밝지 못했다. 지난 21일 삼성전에서 지긋지긋한 13연패를 끊었지만 여전히 팀은 최하위(2승 14패)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6위와 6.5경기 차다. 서장훈은 "겨우 1승이다. 워낙 처져 있어 플레이오프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간판선수로서 속앓이가 심했다. 특히 팀 연패 중에도 득점과 리바운드 등 성적이 좋은 데 대한 비난이 심했다. 이기적이라는 것. 서장훈은 "슛을 쏴야 하는 건지 확신이 없어졌다"며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서장훈은 프로농구 사상 첫 1만 1,000득점에 7점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러나 "개인 성적보다 팀이 이겨야 하고 팬들이 납득하는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열심히 몸을 풀었다.
팀을 먼저 생각하니 성적은 저절로 따라오나 보다. 서장훈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서장훈은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SK와 홈경기에서 KBL 1호 1만 1,000점을 달성하며 79-76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팀의 첫 연승이다.
16점 8리바운드를 올린 서장훈은 다시금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1쿼터 5점을 넣은 서장훈은 2쿼터 4분 28초 깨끗한 미들슛으로 1만 1,000점에 도달했다. 1998-99시즌 데뷔 후 11년만으로 매 시즌 1,000점 이상씩을 쌓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19일 LG전에서 사상 첫 1만점을 달성한 이후 69경기만이다.
서장훈의 든든한 활약 속에 슈터 이상준과 용병센터 아말 맥카스킬이 내외곽에서 맹위를 떨쳤다. 3점슛 5개로만 15점을 넣은 이상준은 4쿼터 고비 때마다 3점슛 3개를 꽂았다. 맥카스킬은 양 팀 최다인 27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SK는 주희정(11점 8리바운드 5도움)이 분전했지만 사마키 워커(23점 11리바운드)가 다소 밀렸고 김민수(14점, 3점슛 4개 실패)가 주춤했다. 특히 베테랑 슈터 문경은이 16점(3점슛 2개)을 넣어줬지만 74-77로 뒤진 종료 12초 전 통한의 패스미스를 범하며 5연패에 빠졌다.
경기 후 서장훈은 1만 1,000점 달성 소감을 묻자 "기뻐할 여유가 없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그동안 나 역시 정신적 공황 상태에 있었는데 어린 다른 선수들은 오죽했겠는가"고 되물으면서 "다만 절박함과 근성이 나아졌으니 좋아질 때가 올 것"이라며 팀내 최고참다운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KBS 오정연 아나운서와 신혼 생활에 대해서도 "결혼 후 첫 시즌인데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 말을 많이 할 수도 없다"며 민망해했다. 이어 "신혼인데 초상집이라서..."라며 부인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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