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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LG, 9년만에 '진정한 에이스'를 얻다

[노컷뉴스] 2009년 11월 05일(목) 오전 11:21
[CBS체육부 임종률 기자]

창원 LG가 무려 9년만에 얻은 확실한 에이스를 앞세워 오랜 숙원인 챔피언 반지에 도전할 태세다.

올 시즌 프로농구판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넘버원' 하프코리안 문태영(31, 193cm)이다. 지난 2000-01시즌 조성원 이후 진정한 LG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문태영은 LG의 단독 선두(7승 2패)를 이끌고 있다.

당초 혼혈선수 드래프트 3순위였던 문태영은 1, 2순위 전태풍(전주 KCC)과 이승준(서울 삼성)에 가려 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들을 압도하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문태영은 용병을 포함한 전체 득점 2위(22.2점),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리바운드 7.78개도 전체 9위, 국내 2위다. 자유투 성공(4.67개)와 야투성공(8.56개)도 각각 전체 2위와 4위다. 이외 도움 16위(2.89개), 가로채기 17위(1.22개) 등 거의 전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전형이자 리그를 대표할 에이스로 손색없다.

▲'토종 에이스' 조성원 맹활약한 00-01시즌 'LG의 전성기'
LG의 전성기는 2000-01시즌이었다. 프로농구 출범 초창기 LG는 이충희 창단 감독의 강력한 수비농구로 97-98시즌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LG의 화려한 영광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 LG는 김태환 감독의 적극적인 공격농구를 꽃피우며 00-01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때 에이스가 바로 조성원이었다.

조성원은 00-01시즌 평균 25.7점, 전체 5위, 국내 1위의 빼어난 득점력을 선보였다. 경기당 3.84개, 단연 1위의 가공할 3점포가 맹위를 떨쳤다.

도움도 평균 4개(18위)씩을 올렸던 조성원은 특히 승부처에서 맹활약하며 '4쿼터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다. LG는 조성원과 '득점기계' 에릭 이버츠(27.8점) 쌍포에 조우현(14.4점)까지 가세하며 정규리그 2위(30승 15패)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당시 서장훈-재키 존스의 장대군단이 버틴 SK를 3승 2패로 격파하고 챔프전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끝내 최고용병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주희정, 문경은 등 호화군단 삼성에 우승을 내줬지만 LG의 선전은 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조성원 이후 확실한 에이스 부재 '무관의 세월'

하지만 이후 LG는 꾸준히 성적을 낸 편이었지만 확실한 임팩트를 주진 못했다. 00-01시즌 이후 4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06-07시즌에도 4강에 올랐지만 챔프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더불어 챔피언 반지와도 무관했다.

여러 요인이 있을 테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던 탓이다. 특히 토종 에이스가 그렇다. 역대 우승팀은 걸출한 용병과 함께 출중한 국내 선수들의 조화를 통해 배출되기 마련이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용병이라도 받쳐줄 국내 선수가 없으면 어려웠다.

전주 KCC가 통산 4회 우승을 이룰 수 있던 것도 이상민(현 삼성)과 추승균 등 국내 에이스가 있어 가능했다. 3회 우승을 이룬 원주 동부도 김주성의 존재로 가능했다. 우승 청부사 서장훈(인천 전자랜드)도 서울 SK와 삼성의 정상을 이끌었다.

이런 점에서 LG는 2%가 부족했다. 01-02시즌 이후 떠난 조성원의 공백을 메운 김영만과 조우현은 이미 전성기가 지났거나 영향력이 다소 못 미쳤다.

최고 파워포워드 현주엽이 05-06시즌부터 합류했지만 이미 득점보다는 도움에 더 재미를 붙이는 스타일로 바뀌었다. 06-07시즌 영입한 슈터 조상현도 스스로 찬스를 만들기보다 받아먹는 스타일로 조성원만큼의 지배력을 보이진 못했다.

▲문태영, 후반 승부처 '해결사' 맹위…LG, 우승 숙원 풀까?
이런 가운데 LG는 문태영이라는 보배를 얻은 것이다. 비록 문태영은 해외리그를 경험한 혼혈선수로 토종 에이스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KBL 규정에 따르면 엄연한 국내 선수다.

파급력으로 보자면 00-01시즌의 조성원을 능가한다. 당시 조성원은 이버츠라는 출중한 공격수가 있었지만 문태영의 팀내 득점 비중은 단연 돋보인다. 용병 2명 크리스 알렉산더(13.6점)과 크레이크 브래드쇼(8점)의 득점을 더해도 문태영보다 낮다.

무엇보다 승부처 집중력과 득점이 눈에 띈다. 문태영은 1라운드 9경기에서 전반에는 8.9점을 넣었지만 승부처인 후반엔 13점을 몰아넣었다. 쿼터별로 보자면 1쿼터 4.1점, 2쿼터 4.7점, 3쿼터 7.7점, 4쿼터 5.3점이다.

실제로 문태영은 전반엔 상대 더블팀 수비가 오면 도움에 치중하다 3, 4쿼터에선 일대일 공격을 적극적으로 성공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지난달 18일 안양 KT&G전(4쿼터 10점)과 22일 SK전(3쿼터 8점, 4쿼터 10점), 27일 전자랜드전(3쿼터 18점, 4쿼터 9점) 등이 대표적이다.

4일 라이벌 삼성전은 문태영의 진가가 그대로 나타났다. 전반 10점을 넣은 문태영은 3쿼터 8점, 4쿼터 11점을 몰아넣었다. 특히 팽팽한 시소 양상이던 경기 막판 잇달아 천금의 득점을 성공시켰다.

혼혈 라이벌 이승준을 상대로 골밑슛과 함께 파울 자유투를 얻어낸 데 이어 76-77로 뒤진 종료 47초 전에도 화려한 개인기로 역전 골밑슛을 넣었다. 또 최고 용병 테렌스 레더를 상대로 잇달아 돌파에 이은 훅슛과 레이업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29점 6리바운드로 24점 4리바운드에 그친 이승준에 판정승을 거뒀다.

무려 9년만에 진정한 에이스를 손에 넣은 LG. 과연 혼혈 에이스 문태영을 앞세워 우승 숙원을 풀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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