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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팽개쳐진 ‘신인의 꿈’… 여자농구 드래프트 ‘파행’

[경향신문] 2009년 11월 03일(화) 오후 06:09
ㆍ“샐러리캡 위반 논란 먼저 규명해야”
ㆍ신세계·우리은행 불참 무기한 연기

서로 웃고 재잘거렸다. 여고졸업반 농구 선수 20명은 프로행이 결정된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잠시 후 이어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발표에 말과 웃음을 잃었다.

WKBL의 2010년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가 열리기로 한 3일 서울 프라자호텔 회의실. 당초 예정시간을 40분 넘긴 낮 12시10분쯤 WKBL의 한 관계자가 나서 “죄송합니다. 2개 구단이 드래프트에 불참해 드래프트를 무기한 연기합니다”라고 밝혔다.

아침까지만 해도 프로선수가 된다는 꿈에 부풀었던 어린 선수들의 표정은 잿빛이 됐다. 큰 충격을 받은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었다. 구단의 선택을 갈망했던 어린 선수들의 앞길도 뿌옇게 흐려졌다.

초유의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파행 사태는 WKBL의 무능함과 구단의 이기주의가 화근이 됐다. 신세계, 우리은행이 다른 4개 구단이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선) 9억원을 넘는 몸값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게 시발점이었다. 신세계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샐러리캡 위반 논란이 확실히 규명된 뒤 드래프트가 진행되는 게 맞다”고 주장하며 불참을 밝혔다. 우리은행도 뜻을 같이했다. 이에 대해 WKBL은 “기본급 기준으로 보면 6개 구단은 모두 샐러리캡을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논쟁의 핵심은 각종 수당이 샐러리캡에 속하느냐 여부다. 나머지 4개 구단은 승리수당, 광고출연비 등은 샐러리캡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와 우리은행은 부가수입도 당연히 샐러리캡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WKBL은 지난달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수당을 샐러리캡의 30% 이내로 제한하고 위반 시 2억원의 제재금을 부과하는 등 방안을 긴급히 마련했다.

문제는 제재안의 적용 시기다. 신세계는 올해 드래프트부터 바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WKBL은 2011년 드래프트부터 적용하겠다는 태도다. 최근까지 이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 WKBL과 각 구단들의 근본적인 잘못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점은 20명의 고교졸업반 선수들에게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드래프트에서 낙점을 받은 선수는 프로로 가고, 떨어진 선수는 대학입학 수시 또는 정시에 지원해 진로를 정해야 한다.

WKBL 김동욱 전무는 “대입 문제와 얽혀 있는지 몰랐다”며 “가능한 한 빨리 드래프트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세훈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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