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 드래프트 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문태영(31)은 6경기 동안 경기당 23점을 넣고, 7.67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LG의 깜짝 선두질주를 이끌고 있다.
시즌 개막전 전태풍(KCC)·이승준(삼성)을 비추던 스포트라이트도 이제 문태영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농구팬은 내외곽을 안 가리는 문태영의 엄청난 득점력을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와 비교하며 '문 코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적장들도 입이 마르도록 그를 칭찬하고 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마치 현역시절 허재 감독을 보는 것 같다"며 문태영을 평가했고, SK 김진 감독은 "점프력과 팔 길이, 센스 등은 타고난거 같다. 팀 공헌도가 대단히 높다. 한국 농구에 빨리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 KCC 감독도 "스텝이 매우 좋다"며 칭찬 릴레이에 가세했다. 반면 LG 강을준 감독은 "잘 하고 있지만 아직 칭찬할 단계는 아니다. 앞으로 문태영에 대한 수비가 강화될텐데 그것을 잘 이겨낸다면 그때 칭찬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KBL 코트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문태영을 30일 이메일을 통해 만나봤다.
최근 맹활약에 대해 문태영은 "개인기량 때문이 아니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다. LG가 나와 잘 맞는다"며 겸손해 했다. '문 코비'라는 별명이 생겼다는 얘기에도 "비교 자체에 너무 감사하다. 과분한 얘기다. 농구를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응원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과 욕심은 대단했다. 그는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선수다. LG의 훈련 강도가 센 편인데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연한 일이다. 동료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을준 감독에 대해서는 "사우나에서 선수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등 흥미롭고 훌륭한 지도자다. 앞으로도 계속 잘 지도해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함께 KBL에 온 이승준·전태풍·원하준·박태양 등과 용병 없이 한 팀을 이룬다면 우승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재밌는 농구를 펼치겠지만 우승은 불가능하다. KBL에서 용병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키도 크고 실력이 뛰어나다"며 동부 김주성을 인상적인 선수로 꼽은 문태영은 "매우 빠른 농구를 하고 선수들의 슛팅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국 농구를 바라봤다.
이어 문태영은 "한국에 온 뒤 라면의 맛에 빠졌다. 라면 끊이는 것은 자신있다"고 요리 실력(?)을 공개한 뒤 "불고기와 김밥도 좋아한다. 김치도 좋아하기 때문에 만드는 방법을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와 4개월 된 딸과 떨어져 홀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가족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딸의 사진만 봐도 없던 힘이 생긴다"며 가족애를 자랑했다.
끝으로 문태영은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이고 내 몸에도 한국의 피가 흐르는 만큼 내가 먼저 한국을 사랑하도록 노력하겠다. 휴가를 받으면 어머니의 고향인 제주도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온스는 30일 홈인 대구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SK를 79-77로 꺾었다. 안양 경기에서는 모비스가 20득점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 1스틸을 기록한 함지훈과 양동근(19득점·7어시스트)의 활약으로 KT&G를 99-86으로 눌렀다.
김종력기자 [raul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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