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에 들어올 때는 '안녕하세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해야 하는 거야."
27일 전자랜드전 3쿼터에 연속해서 17점을 몰아넣는 등 34득점의 가공할 득점력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끈 LG 혼혈선수 문태영이 인터뷰장에 들어오자 강을준 감독은 그에게 꾸벅 인사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강 감독은 문태영이 인터뷰를 하기 전에도 "오늘 경기는 이현준이나 백인선 등 국내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이고 태영이는 단지 운이 좋게 점수를 많이 넣은 것"이라고 애써 그 의미를 축소했다.
문태영은 현재 혼혈선수의 '대세'로 통한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전태풍(KCC)이나 이승준(삼성)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날까지 6경기에 모두 나와 평균 32분9초를 뛰며 평균 득점 23점(2위), 7.7리바운드(10위), 2.7어시스트의 빼어난 활약으로 팀을 단독 1위로 이끌고 있다. 개인기가 뛰어나고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슈팅을 쏠 수 있어 국내 선수로는 1대1로 막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 이날 경기서 문태영을 수비하는 전자랜드 선수들에게 심판이 계속 파울을 불자 경기 중 한 선수는 "이렇게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 누가 문태영을 막겠느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 감독은 이날 1쿼터에 아예 문태영을 기용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수비에서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즉각 빼버리는 등 23분여밖에 출전 시간을 주지 않았다. 문태영이 이 경기서 평균 시간만큼 뛰었다면 50점도 넣을 수 있을만큼 좋은 컨디션이었기에 강 감독의 선수 기용에 약간 물음표가 달렸던 것이 사실.
어쨌든 강 감독이 다소 혹독하게 문태영을 대하며 이른바 '길들이기'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개인이 아닌 팀 플레이를 하는 선수로 만들기 위해서다. 스타 플레이어 1~2명에 의존하는 농구 스타일이 아니라 문태영에게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것. 이날도 문태영이 처음으로 기용된 2쿼터에서 개인 플레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접 떨지 말라"고 경고를 하며 3쿼터에서 딱 2분의 만회 기회만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정신을 차린 문태영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플레이로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강 감독은 "처음에 왔을 때 한국 농구를 너무 우습게 대하고 혼자 하는 플레이만 해 이를 뜯어고치기 위해 정신 교육을 시키고 있다.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팀에 잘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인다"며 "이제 6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아마 2라운드쯤 부터는 상대팀에서 대비책을 세우고 나올테니 스스로 이를 얼마나 잘 극복해나가느냐가 큰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 창원=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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